파리대왕 독후감 2부
8.어둠에의 선물 9.어떤 죽음
10.소라와 안경
줄거리
사이먼은 숲을 돌아다니다가
그 괴물이라 하는 것의 정체가
사실은 시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알리러
다른 소년들에게 달려갔지만
광분해있던 그들은 사이먼이
괴물인줄 알고 죽이고 만다.
이들은 나중에 사이먼인 줄 알았지만
모두들 묵인했고 잭은 여전히
괴물이 있을 것이라며 공포를 조장한다.
이후 야만적인 행태는 더욱더
랠프의 패에게 가혹해졌다.
몰래 침입하여 소라도 깨버리고,
불을 붙이기 위해 피기의 안경도 뺏어간다.
더욱더 처참해지는 랠프와 피기이다.
내 생각
파리가 꼬인 멧돼지 머리와 대화하는 사이먼이 나온다.
돼지머리는 사이먼에게 말한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자신은 짐승이지만 이미 너희들 안에 있다고.
멧돼지의 머리는 비상식의 상징이고
참지 못하고 저지른 일의 상징이며 잔인함의 상징이다.
그리고 뜯어먹을 거 다 뜯어먹은 파리는
더 이상 그 자리에 꼬이지 않는다.
부패의 끝이 그렇다.
막 썩기 직전까진 파리가 꼬이다가 다 부패하여
더 이상 먹을 게 없으면 파리도 꼬이지 않는다.
잭의 일당이 열심히 멧돼지 잡고
힘을 자랑하니 생기 있어 보이나.
탐욕에 절어서 자신들이 잡아서 걸어놓은 멧돼지 마냥
생기를 잃고 파리가 득실거리는
부패한 시체처럼 보인다.
그러니 나 스스로는 파리가 꼬이지 못하게
늘 생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리는 죽어가는 것들에 달려들지 않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부패하여
자신이 맛있는 먹잇감이라도 되는냥
착각하며 살거나 파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는
그런 생기 없는 삶을 조심해야한다.
11.성채바위 12.몰이꾼의 함성
줄거리
랠프와 피기는 함께 안경을 찾으러 간다.
안경을 돌려줘야 하는 이유를 대고
괴물도 죽였으니 이제 다시
봉화를 올리자고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피기에게 패거리는
바위를 굴렸고 피기는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만다.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
위기를 느끼고 도망가는 랠프 역시
몰이꾼들에 의해 쫓기고
더 이상 도망갈 힘이 없을 만큼 쫓기던 랠프.
그가 해안가에 도달했을 때
눈앞엔 영국군 어른들이 나타났다.
그는 이 무인도에 온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다른 아이들은 어리둥절 했으며 어른은 말한다.
“재밌는 놀이 중이었구나?”
내 생각
마지막에 이르러 쫓고 쫓기다
어른을 만나는 순간 울음을 참지 못한 랠프.
랠프의 울음이 일면 이해가 된다.
결국 인간의 본성이란
이것 밖에 안 되는 걸까 하는
벽에 부딪힐 때 느끼는 슬픔과 공포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는
사랑으로 이뤄진 공동체인 가족을
그리도 그리워하고 안식처로 삼는지도 모른다.
섬에 뚝 떨어져 사는 공포감이 아닌
어딘가에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다.
가족이 아닌 남남의 상태로
무인도에 떨어져 만들어진 공통체가
서로에게 늘 경계심을 갖고
지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함부로 믿을 수도 없으니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이들도 처음부터
잔인하게 했고 악했던 것은 아니다.
먹고 싶으니까 배고프니까
살고자하니까 잔인해지고 악해진다.
그러니 춥고 배고픈데
무작정 사냥같이 악한 짓은 말아야한다는 말이
대장 랠프의 말에 설득력을
잃게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말이 설득력을 잃어가는 것은
이렇게 현실파악이 덜된 것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봉화가 더 중요하냐 사냥이 더 중요하냐.
나는 가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론 봉화가 중요한 것 같지만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니 말이다.
더욱이 참기 힘들어하는 어린 애들 아닌가.
이것은 무작정 사냥만 한 잭을
나쁘다고 탓하거나 무작정 봉화만을 챙기라는
랠프를 선하다할 것이 아니다.
왜냐면 선하게 만도 악하게 만도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니까.
언제가 될지 모르는 구조를 위해선
살생도 필요한 것이다.
선과 악은 조율해나가는 것이지
한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이 무인도 세상에선 지성인들이 피를 봤다
야만인들은 도통 상대방 말을 들으려하지 않았다.
그들이 배가 부르게 먹었고 선지자들은 굶어야했다.
조율되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과연 랠프의 패거리가 많아졌다고
무인도 생활이 잘 돌아갔을까.
아마 소수의 야만적이라거나
악하다는 그들이 핍박받지 않았을까.
이 애들 혹은 인간의 성향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맨날 과일이나 풀만 먹다가 구조가 한세월이면
또 그렇게 야만성이 조금씩 생겼을 터.
회의를 통해 랠프가 처음 대장이 되긴 했지만
선한 역할을 맡은 그도 그렇게
인간의 야만성을 묵살했다고 생각한다.
랠프 같은 사람이 대장이 되어도 부작용이 있고
잭 같은 사람이 대장이 되어도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둘 다 한쪽의 의견에 귀를 막고 있거나
서로를 파괴하려는 성향은 똑 같다.
누구든 다수가 되면 소수는
핍박하고 몰살하려고 하는 성향은
정치적으로나 인간 본성적으로나
근본적으로 선하지 않아 보인다.
인류의 수가 적을 때는 다산이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또 적게 낳는 게 미덕이라니
배고플 땐 멧돼지 잡는 게 미덕이고
배 좀 부르면 봉화를 피우는 게
미덕인 것과 비슷하다.
그러니 이 아이들의 나뉜 패거리를 두고
어느 쪽이 선하다 악하다 하기 전에
욕구에 따라 제멋대로인 인간이
얼마나 통제되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욕구를 풀어주면 너무 해대고
좀 조이자 하면 억압받는다고 반항하고
원래 이렇게 욕구에 노예로 살게끔
태어난 게 인간인가 보다.
내 안에 짐승이 있다는 것을
부정 할 수 있는 인간이 과연 있을까.
내 생각 2
막판에 등장한 어른들을 보고 우는 랠프와
미묘한 표정을 짓는 야만인들.
어떤 감정이었을까.
어른은 쫓기던 랠프를 보자마자 이렇게 얘기한다.
“재밌는 놀이 하고 있었구나?”
나는 마치 아이들이 신을 만난 것처럼 보였다.
자신들 세상인 것처럼 발광을 하며 살다가
갑자기 어른이 나타나니
마치 신이 하늘에 뚝 떨어진거마냥
깨갱하고 멀뚱 멀뚱 서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도 이렇게 지지고 볶고
죽이네 사네하며 정신 못 차리고
악행을 하며 살다가 갑자기 신이 앞에
딱 나타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나 지금 하고 있는 짓이
무슨 짓인지도 모르게 살고 있다가
신이 앞에 딱 나타나서
‘재밌게 사네?’ 한다면 어떨까.
나는 아마 그동안 지은 죄를
돌아보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왜냐면 잘한 짓은 셀 수 있을 만큼
조금인데 반해
잘못한 짓은 셀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죄인이라서
두뇌를 풀가동해도 죄를 세기가 어렵다.
그런 거에 비하면
나도 참 뻔뻔한 삶을 살고 있다.
지은 죄는 너무 많아서 잊어버리고 살면서
잘한 짓은 손에 꼽으면서도
잊지 않으려 살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이 잭처럼 얼굴에 색칠을 하여
뻔뻔하고 야만적이라서
그나마 얼굴을 들고 살 수 있지
그렇지 않았으면 살수나 있었을까 싶다.
만약 신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내가 잭처럼 쫓는 상황이었든
랠프처럼 쫓기는 상황이었든 간에
일단 납작 엎드려서
‘지옥가지 않게 해주세요’ 해야겠다.
내 생각 3
랠프는 어른을 만나 울음을 터뜨리며
구원을 바라며 이럴 수 있다.
“이건 놀이가 아니에요,
장난이 아니에요 저들은 미쳤어요”
반면 악행을 자행하던 잭의 패들은
내가 여태 무슨 짓을 했을까 싶을 수 있다.
광기는 그렇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야 풀리는 미친놀음이다.
그렇다고 사람 패고 싶고 죽이고 싶은 순간이
그렇게 어렵게 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미치지 않아서 그나마 참고 사는 것일 뿐이다.
어찌 보면 미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사회에 살면서
누가 미친놈이고 아니고를 골라내어 보기보다는
누가 덜 미친놈이 되었느냐를 보기가 더 편할 수 있다.
그러니 덥고 배고프고 졸리고 짜증나는
이런 미치기 쉬운 무인도의 상황에선
그나마 랠프가 덜 미칠 만큼
이성적이었던 것일 뿐이다.
그리고 잭의 무리가
광기에 젖은 행동을 일삼던 것은
결국 내 위에서 날 통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섬 안에서는 아이를
통제할 어른이 아무도 없다.
자기들끼리 아무리 룰을 정하고 어쩌고 해도
가장 힘센 자는 결국 자기를 통제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안다.
지구라는 별도 마찬가지다.
자기들끼리 아무리 룰을 정하고
잘살아 보세 하여도
가장 힘이 센 자는 결국 자기를 통제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꼭 지구 제일의 권능이라는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보잘 것 없는 한 단체의 권위자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는 그렇게 착각하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다.
하다못해 보복운전자도
그 순간만큼은 자기를 막을 수 있는 게
세상에 없다는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겠지만
그 광기가 풀리면 이제 자신에게
돌아올 법적 조치가 두려울 것이다.
결국 광기로 젖은 무인도에
어른이 딱하고 나타나지 않는 이상
통제는 불가능 했던 것처럼.
지구라는 별에는 신이 떡하니 나타나지 않는 이상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은
언제든 파리가 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어른들이 구조하러 올 수 있었던 것은
봉화를 피워서도 아니고
멧돼지를 잡아서도 아니다.
그냥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다보니
싸움 통에 난 산불에 눈에 띄게 되어
구조 될 수 있던 것이다.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구조는
그들이 원하던 방식대로 오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자신들의 판단 하에
그게 최선이라며 우기고 싸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인간들도 어쩌면 그러고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파리대왕을 보고나니
신들이 지구를 봤을 때 이러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그냥 우리가 구하러 갈 때 까지 서로 싸우지들 말고
우리가 근처에 갔을 때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화합하며 맛있는 거 찾아 먹고
불이나 잘 피우고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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