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독후감 1부
1.소라의 소리 2.산정의 봉화
3.바닷가의 오두막 4.색칠한 얼굴과 긴 머리카락
줄거리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
아이들을 태운 비행기가 이동하다가
폭격을 맞고 어느 무인도에 떨어지게 된다.
아이들 나이는 5세에서 12세 사이.
12살짜리 랠프와 피기가
처음 만나 대화를 시작한다.
피기의 아이디어로 소라 고동소리를 불어
주변에 흩어진 아이들을
모두 모으는 것에 성공한다.
다수결을 통해 랠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고
소라를 통해 의견을 내기로 한다.
랠프의 의견으로 산정에 봉화를 설치하고
불을 계속 피우기로 한다.
지나가던 배가 자신들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후 사냥을 원하는 잭과 오두막을 짓고
계속 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랠프의 마찰과 갈등이 계속된다.
결국 잭은 자신의 의지대로
봉화에 신경을 끄고 사냥에 나섰고,
그사이 배는 지나갔으며 불은 꺼졌다.
이로 인해 이들 사이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된다.
내 생각
지금까지 보던 유형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들의 이런 저런 내적 갈등보다는
마치 영화를 보듯 긴장감 있는
스토리 위주였다는 느낌이고,
영화 ‘배틀로얄’ 느낌이 많이 났다.
무인도에 떨어진 아이들의 모습이
변해가는 유형은 전반적으로 화합과
이성적 대화의 형태에서 불협화음과
감정적인 태도 그리고 불통의 형태로 변해갔다.
이 애들 하는 것을 보면 처음엔
어른 흉내를 내보려하는 것 같다.
투표도 하고 대장도 나오고 결과에 승복 할 줄도 안다.
그런데 대체 언제부터
삐걱대고 반대파가 나오게 된 걸까.
그것은 결국 처음 대장으로 선출된
랠프의 의견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세력인
잭의 등장과 그의 야망에서 비롯되었다.
그 야망은 별거 아니었다.
랠프와 함께 숲을 정탐하던 중 멧돼지를 발견하였고
눈앞에서 겁먹고 멧돼지를 놓친 잭의 자존심이었다.
봉화를 피우고 탈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무리 안에서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고
입지를 굳건히 하고 싶은 그게 눈앞을 가렸기 때문에
봉화는 이미 뒷전이 된 것이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이라도 흔히들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잭의 행위가 이해불가 하진 않다.
어려서는 이런 저런 사람이 될 것이라며 천진하게 자라지만
결국 자존심이라는 것이 생기면서는 당장의 것을 보게 된다.
잭은 멧돼지 사냥에 실패한 이후로
자존심 상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오로지 멋지게 멧돼지를 잡아내기 위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의 사냥꾼이라는 바람 앞에는 그 ‘어떠한’이란 게 없다.
아니 정확히는 없는 게 아니라 그 무엇이 되도 상관없었다.
멧돼지만 잡을 수 있다면 잔인한 사냥꾼이든
착한 사냥꾼이든 뭐든 상관없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렇게 사람이 맹목적이 된다는 것은
앞에 붙는 수식어가 없다는 뜻이다.
어떠한 것이든 상관없이 그렇게 되겠다는 것이다.
내 생각 2
얼굴에 피를 묻히고 색칠해서 가면이 되어
누구인지 못 알아보게 된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잊게 해주어 용기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잭을 이렇게 보면 미친다는 게 별게 아니다.
물불 안 가린다는 것이고 부끄러움을 가린다는 것이다.
자존심을 위해 어떠한 사람이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랠프든 잭이든 그들은 그렇다 치고
어느 우두머리를 택하느냐는
다른 아이들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왜 이런 비상식적인
잭의 패거리가 많아지는 걸까.
잭은 자존심 때문에 맹목적이 되었다 하더라도
왜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이렇게 쉽게 생기는 것이고
지지를 받게 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오두막을 짓고
계속하여 봉화를 피울 것인가
아니면 구조는 뒷전이고 멧돼지를 사냥해서
단백질을 보충하며 살 것이냐에서 온 것이었다.
좀 더 쉽게 생각해보면 당장의 허기를 달랠 것이냐
아니면 좀 참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것이냐의 선택이다.
그런 상황에서 잭의 사냥부대가
힘을 받고 랠프의 부대가 힘을 잃는 것은
그만큼 인간이 천성적으로
참는 것에 매우 힘들어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애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타고나길 그렇게 태어났다는 걸 볼 수 있다.
소라, 투표, 봉화.
안다. 다 안다. 룰을 지켜야하고 결과에 승복해야하고
모두를 위해 봉화를 피워야 하는 것은 다 안다.
하지만 저런 것 모두 참아야만
지킬 수 있는 것들이니 힘들다.
소라를 받아야 발언권이 생기는데
그 발언의 기회가 오기까지
입이 근질근질 거려서 그걸 참는 게 힘드니
발언권 따위는 무시하는 것이고
투표 결과에 승복하자니
자기가 지지하지 않았던 의견이라
그걸 참고 따르기가 힘들어 반발 일으키는 것이고
돌아가며 봉화를 피우자니
피곤하고 귀찮아서 내팽개치는 것이다.
어쩌면 욕구가 있는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의
인간살이는 평생 참을성과의 싸움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참아가며 사는 일 안 생기도록
환경을 구성하는 것에
일생을 바치다가 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겠다.
저들처럼 배고픔을 좀 덜 참기위해 사냥을 하고,
수면을 더 잘 취하기 위해 오두막을 짓듯
우리가 일하고 돈 벌고 하는 일은
살다가 참다못해 튀어나올 야만성을 감추기 위한
환경구성의 행위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그게 이런저런 이유로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 못 참고 일을 저질러
9시뉴스에 잔혹 범죄 사건으로 보도되듯이
무인도에서 이 아이들의 잔혹사는 뉴스거리가 될 만 하다.
내 생각 3
아무튼 랠프냐 잭이냐 봉화냐 멧돼지냐의
우두머리싸움에서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야만적인 모습을 보이니 잭이 더 기세를 펴고
야만적인 행태로 이어지는 것을 본다.
여론을 조성한 머리의 문제인가
따라간 몸통의 문제인가.
판단력 흐린 국민이 문제인가
그걸 이용한 머리가 문제인가.
다른 건 몰라도 남 탓을 하는 몸통이 득실거리는 집단은
좋은 우두머리를 만나기 힘들며
설사 만났더라도 절대 바뀌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끝까지 잭의 부대에 들어가
야만족이 되지 않는 랠프와 피기의
공통점은 무리들 중에서도 유독
이성적이거나 똑똑하다라는 것이다.
야만적인 인간이 품격 있는 문화인으로 되는 것은
이처럼 참을성이 부족한 인간이
참을성이 있는 인간으로 되는 것과 같고
이는 교육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것을 보게 된다.
스토리를 쭉 따라가 보면 애들은 정말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리가 생각 하는 그런 나쁜 짓은 정말 잘도 찾아서 한다.
아니 어쩌면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짓은 골라서 한다.
아이들이 방치되니 이렇게 된다는 것은
사람은 결국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이 있을까.
소심한 사람, 겁 많은 사람, 순박한 사람은 있어도
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착하다는 것은 반드시
이성적 교육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계속 때 묻지 않고 순진하게 자란다고 해서
착해지는 게 아니라 배우고 익히고 참고
호연지기를 기르고 등등이 필요하다.
5.바다에서 올라온 짐승 6.하늘에서 내려온 짐승
7.그림자와 높다란 나무
줄거리
패가 나뉜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잭의 패거리는 연일 멧돼지 사냥질이고
소수이지만 랠프의 패는 어떻게든 봉화를 피우려고 한다.
이 와중에 하늘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사람이 있었고
그는 낙하산에 묶여 그대로 꼼짝 못하게 되어 죽고 만다.
멧돼지 사냥중 이를 발견한 그들은
그 시체를 괴물이라 생각한다.
공포감에 그들은 멧돼지의 머리를 잘라 제물로 받치고
더욱 사냥에 열중하며 자신들만의 축제를 벌인다.
내 생각
비록 무인도에 떨어진 아이들 이지만
모임이 생기니 역시 그 부류가 나뉘게 된다.
적극적인 사람,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 관심도 없는 사람.
이성적 계획과 토의로 시작해서 삐딱선 타는 애들까지
왜 이렇게 점점 퇴행하는 걸까.
퇴행의 의미가 무엇일까.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퇴행한다는 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나마 배워온 교육과 지식들이 깡그리 말살되는 것이다.
윤리나 도덕도 사실은 배워온 것인데
아무리 목이 터져라 외쳐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무인도안에 형성된 그들의 세계는 그렇게 퇴행해간다.
그리고 그들의 퇴행을 도운 것은 두려움이 한 몫 했다.
랠프나 피기도 아무리 리더십이 있고 이성적이라 해도
겁 많은 아이에 불과하다.
아무리 멧돼지를 때려잡고 잔인해보여도
산속에 괴물이 살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면서부터
더욱 더 잔인해지는 그들의 모습이 그렇게 보인다.
두려움이 엄습해 올수록 이성은 마비되고
본성은 더욱더 고개를 드는 현상이고
더욱 비상식적이 되어가는 현상이다.
상황을 이성적으로 풀고 싶지만 대화가 안 되는 사람하고
어떠한 것을 토의하고 답을 내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는 일인지 누구나 느꼈을 법하다.
그 이유가 교육의 부재든, 뿌리 깊은 분심이든,
무엇인가에 대한 공포감이든 모두 맹목적이 되었을 때이며
이럴 땐 사람이면서도 약간 짐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랠프도 처음 무인도에 와서
대장이 되고 차분히 지시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종종 보이는 반대 의견에 대한 묵살과
성난 얼굴과 말투는 마치 그 섬에 있는 아이들의 머리채를
모두 쥐고선 자기가 이끌고 가려는 데로 끌고 가려는 것 같았다.
더욱이 조언해주는 피기에 대한 괄시는 정말 짐승 같았다.
보기에 우스꽝스럽고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랬기 때문이다.
꼭 사람을 죽이고 피를 봐야만 야만적이라 할 수 있을까.
권력의 남용, 약자에 대한 무시, 경멸의 시선 등
이 무인도에 오면서부터
이미 알게 모르게 시작된 야만적 행태이고
그것이 피를 보기 전까지
은연중에 쌓여있던 것뿐이다.
상대방을 우습게 보는 순간
내 속에 야만성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상대방도 언제든 기회만 생기면
치고 올라올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더 강한 자가 목소리를
낼 뿐이고 약자는 따를 뿐이다.
지구도 법이 있어서 덜하지
어딜 가도 들리지 않는 총성이 들리고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일어날 만큼
이미 인간은 야만적이다.
그러니 소라가 사라지는 순간
이미 이곳은 예고된 전쟁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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