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x의 헌신
줄거리
전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살던 야스코라는 30대여인.
그녀에게 전남편이 찾아와 횡포를 부리게 되었고,
야스코는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자수를 하려했던 야스코.
이때 옆집 살던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그녀를 찾아왔고,
그녀와 딸을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후 그녀의 살인을 감추기 위해
각종 트릭을 준비해 놓았던 이시가미.
이시가미는 야스코가 마음에 있었던 것이었고,
끝까지 그녀의 죄를 감춰주고 싶었던 것이다.
한편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 것은
이시가미와 동창이었던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잘 풀리지 않던 사건에
유가와는 천천히 접근해 나갔다.
그리고 결국 그에 의해
야스코가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 같아지자
이시가미는 자신이 살인범이라고 허위 자백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덮어쓰고 감옥에 가려했던 이시가미는
사랑하는 야스코가 새로운 삶을 살며 행복하길 바랐고,
야스코 역시도 이시가미의 헌신에 보답하려면
자신이 잘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야스코는 경찰을 찾아가
이시가미 앞에서 자수하게 되었고,
자수한 야스코를 쳐다보던 이시가미는
짐승 같은 울음을 쏟아내었다.
생각1
시비를 떠나서 생각해보면
100프로의 헌신을 경험한 이시가미는
참으로 특별한 경험을 한 것 임에 틀림없다.
마치 위대한 개츠비처럼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규율와 도덕에 대해
많이 가르치고 배우게 되지만
헌신하는 법이라든가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는 배우기 힘들다.
그리고 사랑에는 헌신이 따른다는 것은 더더욱 배우기 힘들다.
왜냐면 헌신은 이해관계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늘 이해관계가 치고 들어오니
100프로의 헌신이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여기저기 문어발식으로
이해관계를 걸쳐놓고 사는 이 세계에
그런 이해관계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헌신할 수 있는 경험이란 게
과연 내게 올 수 있는 것일까.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여기저기 욕구를 분산해서 쓰기 때문에
이시가미처럼 100프로의 헌신을 하지 못한다.
그 어떤 정신의 성숙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많은 퍼센티지의 욕구를 차지하는 일이 있다면,
결국 그러지 말라고 해도 시간을 바치게 되고,
점점 100프로에 가까운 헌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변화는 정해져 있다.
더 많이 욕구하는 방향으로 계속 눈이 가고
그 방향으로 발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시가미의 헌신을 그렇게 보았다.
저건 욕구다. 자신의 인생에 아무런 욕구와 미련도 없던 사람이
처음으로 발견한 욕구.
그 욕구를 위해 모든 걸 걸었던 것이 헌신이 되었다고.
생각2
그렇게 생각해보면 결국
두려운 것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가 싶다.
세상에 미련이 없어 자살하려던 이시가미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고,
이제는 그녀가 불행해지는 것만이 그의 두려움이다.
결국 사람마다 욕구의 총량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무엇을 향한 욕구인지,
어느 정도 분산되어 있는지에 따라 다를 뿐
그 욕구가 그 사람을 말해주고 그 사람의 두려움을 말해준다.
돈에 대한 욕구가 클수록 돈을 잃을까 두렵고,
목숨에 대한 욕구가 클수록 목숨을 잃을까 두렵다.
야스코가 했던 말이 있다.
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데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못한가.
반대로 목숨을 걸고 스스로를 헌신한 이시가미는 왜 마음이 평온한가.
그것도 결국 욕구와 마음의 두려움에서 차이 난다.
이시가미는 목숨을 잃게 생겼어도
그녀로 인해 두려움이 없으니 평온하고,
야스코는 남이 죄를 은폐해 준다고 해도
여전히 두려움이 있으니 불행하다.
그러니 마음의 평온은 어찌해야 이뤄지는 것일까.
내가 완전한 평온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평온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 3
수학 천재와 물리 천재의 대결이라는
구도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그런데 대체 수학과 물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상황 접근 방식을 유심히 보면 그 차이가 보인다.
공식에 의해 짜 맞춘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갈 만큼 치밀한 수학 천재.
그런 공식조차도 의심하며
직접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는 물리 천재이다.
즉 이시가미가 낸 어려운 수학 문제를
실험을 통해 맞춘 유가와 인 셈이다.
나는 그런 유가와의 행동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용의자의 증언 하나하나를 그럴법하다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일일이 다 시험해서 눈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그렇게 오감으로 확인하고
검증된 것 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즉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것은 그저 가설일 뿐
그 공식이 아무리 들어맞는다 하더라도
잘 믿지 않는 성향인 것이다.
그냥 보면 ‘이시가미가 야스코에게 호감이 있어서 도와준다’가 진실 같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시가미는 타인을 죽여서라도
야스코의 죄를 덮어 주고 싶을 만큼
야스코를 절절히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것이 진실에 가깝다.
그러니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을 믿는다는 건
선입견 속에서 헤매다가 범인의 트릭을 눈치채지 못하고
시간 낭비만 하거나 엄한사람 잡는 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물리 천재가 실험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시간을 쓰는 것에
수고로움을 느꼈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가 그만큼 실험과 검증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다소 수고롭지만 여기 나오는 물리학 천재의 태도처럼
끊임없이 실험을 하고 검증해서 보다 자신에게
진실로 다가오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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