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독후감
줄거리
칠레의 작은 마을인 ‘이슬라 네그라’ .
마리오는 이곳에 사는 17살 청년이다.
아버지와는 달리 고기잡이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터라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들어야만했다.
그러다 우연히 우편배달부 일을
알아보러 들어가게 된다.
박봉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까막눈이라
글씨를 조금 아는 마리오는
취직할 수 있었다.
단 칠레의 국민 시인이라 할 만한
‘네루다’ 씨의 집에만
전용으로 배달하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네루다씨의 집을 드나드며
우편물을 전했고,
중간 중간 대화도 시도하는 마리오.
관심을 보이는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메타포’ 라고 하는
일종의 은유법을 가르쳐 주었고,
이에 ‘시’ 라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되는 마리오이다.
그러던 중 주점의 딸 베아트리스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된 마리오.
사랑하는 마음을
뭐라 표현할 줄 모르던 그는
네루다의 시를 암송하여
그녀의 마음을 사기도 하고
네루다에게 부탁하여
친분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결국 마리오의 시적 표현에 베아트리스는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한편 아옌데(당시 좌파정부 대통령후보)를
지지했던 네루다는 아옌데의 당선으로
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어
이슬라 네그라를 떠나게 되었다.
한참 뒤 이곳을 그리워하던 네루다에게
편지가 왔고 이슬라 네그라 곳곳의 소리를
녹음해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마리오는 그를위해 파도소리나 종소리
바람소리 갈매기소리 등
이슬라 네그라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소리들을 하나하나 수집해
녹음된 것을 네루다에게 보내게 된다.
1971년 결국 네루다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잔치를 벌이고 눈물을 흘리는 마리오.
하지만 얼마 후 네루다는 병이들어
이슬라 네그라로 돌아오게 되었다.
1973년엔 군사 쿠테타가 일어
아옌데도 죽게 되었고,
네루다도 군대의 감시 하에 죽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군대의
철저한 감시 하에서도
추모의 물결을 이루었다.
그 후 얼마 안가 마리오는
쿠데타 정부에 의해 연행 되었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실종되었다.
내 생각
네루다는 실존 인물이다.
노벨상을 받았을 정도면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고,
그의 시 역시도 많은 영향력을 끼쳤을 것이다.
실제로도 특히 여자들의 마음을
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네루다가 포구가 있는
칠레의 작은 마을에 들어 온 것이다.
시인으로서는 영감을 얻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현 정권에 반대되는
세력이었기에 이 곳이 조용했을 수도 있다.
반면에 마리오는 정말 할 일없는 청년이다.
마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떨어지는 탓인지
그도 특출 난 건 없었고
거기에 생업이라 할 수 있는
고기잡이에 까지 흥미가 없으니 할 일이 없다.
아버지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우편배달부.
그 배달 대상이 이 네루다 한명으로
정해지게 된 것이다.
유명인이다보니 배달할 편지의
양이 엄청 많은 것이다.
이런 마리오에게 네루다 같은 사람이
관심을 둘 이유가 있을까.
조용히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시를 쓰다가 계기를 만나면
다시 그곳을 나가면 그만일 것이다.
그런데 무례하다면 무례 할 만큼
마리오의 접근이 섣부른 구석이 있다.
사인을 요구하기도 하고
메타포에 대한 논쟁을 시도하기도 한다.
순수하다면 순수하고
무례하다면 무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네루다는
그의 접근을 호의적으로
받아주기 시작한다.
책을 통해 네루다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이란 건
마리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살짝 어눌하지만 순박해 보이는 청년,
표현을 하고 싶어 하지만 잘 못하는 청년,
모자라지만 배우고 싶어 하는 청년.
그런 청년의 모습에서
차마 그를 내치지는 못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연민의 마음이 일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네루다와 마리오의
연결고리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연민은 마리오라고 하는
한 사람에 대한 감정만이 아니라
‘민중’ 이라고 하는 더 큰 대상에 대한
연민이라고 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네루다라고 하는 시인의
기본적인 품성이 민중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들과 가까이 하고 싶어 하는
품성이라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매우 큰 위기에 처한 사람
혹은 가족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이 연민의 감정이라면
네루다는 그 연민의 품이
더욱 넓은 시인인 것이다.
연민이라는 감정은 그렇게
생판 모르던 남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힘이 있고,
모자란 사람도 품어줄 수 있는
큰 힘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내 생각 2
‘메타포’ 는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는 은유라고 한다.
비를 ‘하늘이 우는 것’ 이라고
표현한 것이 적절한 예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그러니 메타포는 '~같은' 이라는
뜻의 우리가 아는 은유라기보다는
좀 더 명확한 비유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메타포를 검색 해 보면 그렇게 나온다.
‘인생은 여행이다’ 와 같은 표현인 것인데
이건 ‘~같다’ 라기 보다
‘무엇은 무엇이다’ 와 같은
강렬한 비유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메타포가
왜 중요한 것인가 생각 해 보면
말할 줄 모르던 마리오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뭔가 가슴에서 느낀 것을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 할 수 없거나 표현이 힘들어
말문이 막힌 적이 많이 있을 것이다.
마리오는 그걸 못해서
네루다의 시를 그대로 베껴서
사랑하는 베아트리스에게 써먹은 것이다.
그런데 그랬던 마리오가 이제는
베끼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표현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때의 마리오에게선
환희와 기쁨의 감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들은 뭐라 하더라도
자신은 자신을 표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매우 큰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행복이 얼마나 있을까.
마리오는 사랑하는
베아트리스에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것을 최대한 아름답고
예쁘게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의 마음을
아주 뜨겁게 달궈놓고 싶었을 것이다.
처음에 네루다의 시를 인용했을 때
나무라는 네루다에게 마리오가 했던 말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이제 네루다의 시는
마리오의 것이 된 것이다.
짧지만 강렬하게
가슴을 후비고 들어 올 수
있는 것이 시의 힘.
그리고 그 시의 힘은
메타포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
그런 메타포를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환희로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생각 3
네루다처럼 국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시인
혹은 문학가들이 참 많다.
왜 사람들은 같은 한 사람을 놓고
존경과 사랑을 표하는 걸까.
그건 책과 당시 상황을 보자면
그 시대의 흐름상
사랑받을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에는
늘 핍박받는 국민들이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치는
그들의 괴로운 마음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인 이득을 챙기기에
더욱 바빠지게 된다.
네루다가 지지하는 정당이
당선되었을 시기에도
끊임없는 정치공작이 이뤄지고 있었고
칠레 국민들이 살기 힘든 상황에서도
그들은 계속하여 정권을 잡기위한
술수에만 몰두했다.
국민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투표를 잘 못 한 것일까.
저 사람도 결국 똑같은
정치인인가 싶다.
베아트리스 어머니가
책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던
말이 그런 것이다.
새는 배를 채우면 떠나간다는 것.
결국 사람은 자기 원을 성취하고 나면
똑같아진다는 믿음이자 통찰이다.
그런데 이런 불신을 심어준 것도
결국은 정치권이다.
흔들리는 민중을 탓하기 전에
흔드는 정치권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봐야했다.
그런데 이런 불신 속에서
네루다라는 시인은
불신을 믿음으로 화답했다.
민중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것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시인 네루다의 자질인 것이다.
사랑받는 문학인의 자질은
특별한 게 아니다.
지금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갖춘 사람들이다.
불신의 시대에 살며 믿음이 가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까지
햇살을 비춰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네루다의 장례식에 모인 수많은 인파는
그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요즘 사랑받는 매체를
생각해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막장, 전쟁, 복수....
이런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분노에 차 있는 분위기에선
저런 걸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보다는
처단과 심판을 원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네루다와 마리오의 우정처럼.
시선의 높이를 맞추고
대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내 생각 4
우편배달부.
저자가 어떤 의도일지 모르나
내용상 네루다와의 접촉이
빈번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고
천한 직업이기도 하다.
천한 배달부를 네루다가
어떻게 대하는지
그 민낯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치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비교적 여유 있는
우편배달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 덕분에 시도 생각하고
자연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여유는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어도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준다.
그런데 요즘으로 치면
택배기사 아저씨가 떠오르게 된다.
택배를 자주 시키는 집에선
그만큼 반가운 손님도 없고,
그만큼 자주 보는 사람도
생각보다 드문 일이다.
반면 그런 위치인 것에 비해서는
대접이 썩 좋지가 못하다.
요즘의 배달부들
특히 택배기사들은 여유가 없다.
또한 그 택배를 받는 사람들도
역시 여유가 없다.
받는 사람도 빨리 받아야하고,
주는 사람도 빨리 줘야하니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마리오가 그랬듯이
여유를 갖고 다시 한 번 돌아보면
분명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들이 보일 것이다.
택배 기사들에게 하는
갑질 행태가 보도되는 일도 있지만,
반대로 그분들께
호의를 베푸는 사래도 종종 보인다.
이건 다른 것의 차이가 아니라
얼마나 여유 있게 사는지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의 여유에 한 번의 연민이 일고
또 한 번의 호의를
베풀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호의를 베풀 수 있었던 것은
네루다의 마음에
우편배달부를 향해 연민을 품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많은 수의 정치인들은 여유가 없다.
가슴 한 구석에 연민이라는 것이
들어올 틈이 없다.
때문에 착한 심성을 지닌
네루다였다 할지라도
여유가 없었으면 마리오에 대한
호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리오가 그 큰 녹음기를 들고
바다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항상 지내오던 곳이었어도
시를 생각하며 꼼꼼히 뜯어보니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또 없었음을 알아보게 되는 모습이다.
이것은 여유의 측면 말고
간절함의 측면이나
사랑의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시도 느끼고 싶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의 것이고
널려있는 자연도 누릴 수 있는 자의 것 이다.
마리오는 사랑의 표현에
간절하다보니 은유를 배우고 싶었고,
은유를 배우고 싶다보니
꼼꼼히 자연을 관찰하였다.
그렇게 절절하게 매달리다보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사랑했고 알게 됐고 보이게 됐다.
사랑하지 않았으면
시를 배우지 않았을 태고,
시를 배우지 않았으면
자연을 보지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 5
이 책의 원래 제목은
‘불타는 인내’ 였다고 한다.
무엇에 대한 불타는 인내일까.
책의 마지막이 비극인 것과
네루다가 검은 물을 보며
생각 했을 법한 것을 떠올려본다면
어느 정도는 예측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루다는 민중 속으로
들어간 시인이었고,
민중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랐다.
사회주의자이고 마르크스주의자 이지만
지금의 북한이나 러시아 같은
그런 독재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말하는 것일 태다.
공평하게 일하고
공평하게 나눠서 먹고사는 그런 것이
애초 사회주의의
이상적인 방향이 아닌가.
다만 그것이 변질되다보니
전체주의로 바뀌어 갈 뿐이다.
네루다는 그런 이상적인
사회가 도래하기 위해선
‘불타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의 독립 운동가들이
독립을 이루기 위해 불타는 열정,
뜨거운 열정이 필요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뜨거운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불타는 열정만으로
쉽게쉽게 이뤄질 이상이었다면
이상적인 세상은 벌써 도래했을 것이다.
정치적인 흐름, 민중의 수준,
온갖 방해물 등이 혼재한 세상이라
꿈꾸던 이상의 실현이라는 것이
열정만으로 될 일이 아니란 것을
네루다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루고 싶은 세상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야 하는 만큼
그 세상이 도래하기 까지
인내 또한 뜨거워야 함을
각오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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