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는 독후감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줄거리 독후감 2

by 생각하는 남자 2023. 1. 15.
반응형

달과 6펜스 독후감 2

 

달과6펜스
달과6펜스

 

줄거리 2

 

그림을 그리기 위해 처자식을 버리고 나왔다는

찰스와는 도저히 대화가 원만히 되지 않았던 화자.

 

얼마 후 경제적인 이유로 굶다가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찰스를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찰스이긴 하지만

스트로브는 그를 자신의 집에 들여

보호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찰스의 그림이 워낙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트로브는 화자를 찾아와

아내가 찰스와 정분이 났다며 하소연한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을 애써 살려놨더니

자신의 아내와 바람이 난 것.

 

아내의 완강한 태도에 스트로브는

아내가 마음 돌리길 바라며 자신이 집을 나온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사고가 터진다.

이번엔 아내가 찰스와 다툰 후 음독자살을 한 것이다.

분을 참을 수 없었던 스트로브는

찰스에게 분풀이를 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갔다가

찰스가 그려놓은 아내의 나체 그림을 발견한다.

 

그러나 마음과는 다르게 그 그림을 훼손하지 못하고

그만 그림에 반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찰스에게 함께 이곳을 떠나자고까지 하는데.

화자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느낀점

 

이번 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작자가 대놓고

찰스라는 사람을 인간쓰레기로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읽고 있으면 화가 날 만큼

썅놈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자기가 자기 입으로

구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었고,

자기가 스트로브의 아내를 꼬신 것이 아니라

스트로브의 아내가 자신이 좋다고 하는 걸

어쩌냐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 찰스라는 사람은

그림 그리는 것 외에는

도덕이나 윤리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생명의 은인에게 뒤통수도 이런 뒤통수가 있나.

 

이것은 대단한 천재 예술가라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는 그렇게 옹호하거나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니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놈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작자는 앞서 이런 예술가는

천 가지 결점이 있더라도 용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작정하고

결점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한 그런 소소한 결점은 아닌 것 같다. 

이건 인격장애 정도이다.

 

그러니 마치 작자가 내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니들이 좋아하는 예술품이나 작품들을 만든 사람이

이렇다면 그래도 좋아할 자신이 있니?

예술이고 뭐고 간에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들을 신격화하거나 허상에 잡히지 말고

예술품으로서 바라보길 바란다.’

 

...만약 헤세가 여기 나오는 찰스 같은 놈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모르는 게 약이었을까.

사실 헤세도 방랑 생활을 하며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기는 했지만 아무튼 기분은 좀 이상할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이런 인간이 나에게 영감을 준 작품의

작가 얘기라면 그래도 도덕적인 결함을 두고 뭐라 할 수 있을까.

 

아마 영감을 얻은 사람일수록

그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헤세의 작품이 작게나마 나에게 영감을 주었었다.

그렇다면 헤세의 결점은 더 이상 내게 결점이 아닌것이다.

 

왜냐면 영감을 얻기 전과 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변화를 위해 노력해도 변하기 힘든 내가

그 어떤 사람의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고 변할 수 있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썅놈이래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그 영감이 크면 클수록

더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 아내가 찰스와 바람이 나고 죽기까지 한 마당에

찰스의 그림 한 점을 보고는

그의 분노가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을까.

 

내 생각에 그건 스트로브가 찰스의 작품을 통해

그 모든 분노를 상쇄할 만큼의 큰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된다.

 

어쭙잖은 영감이나 감동이었으면 택도 없었을 터.

찰스의 작품은 스트로브에겐 어설픈 감동 따위가 아닌

가슴에 울림을 주는 영감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하여 울림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계속 모시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아내의 일은 시간과 망각의 힘으로 충분히 사라질 것들이지만

영감을 얻는 일은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천재들 혹은 예술가들은

그렇게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 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니 쓸데없이 그들을 신격화하기 위해

도덕적인 결함을 감추거나 보완하려 애쓰는

머저리 짓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느낀점 2

 

아무튼 찰스에겐 현실에 기반한

모든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

 

그가 이 세상에서 기대고 있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저기 하늘에 떠 있는 달과 같다.

 

아마 이 사람의 고향이 달나라인지도 모른다.

달나라에서 온 토끼가

달나라에 가고자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며

지구에선 숨 쉬고 살 수 없는 달나라 토끼가

자기 살기 위해 지구의 것들을

모두 버리고 가겠다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런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달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돈도 명예도 가정도 모두 달을 잡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것이고

나쁜 놈이 될지언정 후회하고

불행한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것 같다.

 

보통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고 하는 것은

그 행위로 인해 다른 행복을 맛보기 위함이지

그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찰스는 그리기 자체를 행복하게 여겼다.

왜냐면 마지막에 결과물을 불태워 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돈 벌기 자체가 즐거웠다면 애써 번 돈을

다 태워버려도 미련이 없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나.

 

그런데 찰스는 애써 그린 그림을 다 태워버렸다.

그의 말대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던 것이고,

그림 그리는 것 자체를 즐거워한 것이 증명된 것이다.

 

행위 자체로 그렇게 즐거울 수 있는 일은 정말 매력적이다.

결과 상관없이 하는 것 자체로 즐거운 일이 얼마나 있을까.

쾌락적인 면 말고 몇 개나 있을까.

 

무언가를 하나 해도 얼마나 주변을 살피면서 하며

그러기에 또 얼마나 즐기지 못하고 있나.

 

그러니 다른 걸 제외하고라도

찰스의 이런 면은 부러운 것이다.

 

감정놀음 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기.

현실화가 욕구적인 면으로 흐르지 않는 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가지만을 하는 면.

 

그런 그를 보고 왜 이리 못 됐냐는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이곳 저곳을 다 둘러보고 가기엔

그 길이 달나라만큼이나 멀다.

 

코앞에 있는 이상을 가기에도

현실이라는 이유로 망설이는 것이 습관이 된 보통 사람들.

 

그들은 찰스를 욕만하기 보다는

그처럼 달나라만큼은 아니더라도

작은 이상이라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새 작아보이던 달이 대빵만하게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갖고 살아간다면 좋겠다.

 

 

 

반응형

 

느낀점 3

 

이런저런 결함들이 있는 찰스.

쉽게 말해 밉상 짓, 진상 짓은 혼자 다 하고 다니는 사람.

감정대로라면 그냥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스트로브나 화자처럼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찰스를 앞에 두고 그를 대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나는 마치 그들이 거대한 산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증오하고 부숴버리고 싶고 찢어버리고 싶은

찰스의 작품이고 찰스이지만

앞에 서는 순간 차마 그럴 엄두가 안 나는 것이다.

 

자신들이 그런다고 부서질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찰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것이고

거기에 영감까지 주는 작품을 만드니 이 사람을 어찌할까.

 

너무 거대하면 그 속에 아무리 지저분한 것들이 있어도

흠이 되지 않는 것처럼 찰스는

그런 산이나 바다 같은 사람 같다.

 

아무 말 없는 바다가 쓰나미가 와서 인가를 휩쓸든,

배를 난파시키든 간에 바다를 원망할 수는 있어도

딱히 뭐라 하기보다는 또다시 노하지 않기를 빌 듯이

거대한 것은 그렇게 모든 불만을 불식시키는가 보다.

 

삼성이 너무 거대하게 커버리니

나라에서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괴물이 되었듯이

그렇게 괴물이 탄생은 참 모순적이다.

 

도덕적으로는 뭐라 하고 싶어도

차마 그럴 수 없는 그런 아이러니한 괴물이

찰스라는 사람 같고 거대한 존재의 특징인가보다.

 

이건 헤라클레스가 얼마나 썅놈이면서도

거대한 놈이었나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다.

 

결점은 이렇듯 결점을 보완해서 없애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방법으론 결점을 가릴만한 장점의 탄생으로

결점이 불식되는 방법도 있는 듯하다.

 

뭔가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거대함으로 불식시키는 것은

나의 결점을 노출해도

나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거대함이라는 힘이다.

 

때문에 큰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은

꼭 포용력을 키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결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서 나의 결점을

누군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찰스의 상식 밖의 인격적 결함을 보면서

예술가라면 다 그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결국 예술가도 예술가 나름이었다.

 

찰스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왜 그를 함부로 할 수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건 작거나 보통의 예술가는 불가능한

거대한 예술가에게 가능한 것이었다.

 

이것은 마치 판타지에서 작은 괴물이 앞에 나타나면

그 앞에선 사람들이 그것들과 싸우고자

무기를 만들거나 군대를 조직하겠지만

거대한 괴물 앞에선 괴물의 횡포에

그저 제사를 지내거나 공양물을 바치는 것과 같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