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증상, 약물, 원인, 유전, 수명, 치료
1. 개요
느린 운동이나 정지시 떨림 혹은 근육의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와 같은 증상들을 특징으로 하는
진행형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19세기 말에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였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50년 가량 지나서 신경과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장바티스트 샤르코라고 하는 프랑스 신경과
의사의 인정을 받게 되어 그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1천명에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60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는 더 빈도가 높다.
게다가 한국인들은 파킨슨병 발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인종에 비해 발병 위험이 더 높다.
2. 원인
환자의 90% 내지 95%를 점유하는
'산발적 파킨슨병(sporadic PD)'이,
뉴런에 생긴 미토콘드리아 폐기물의 처리를 제어하는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경로가 막히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과하게 쌓여 뉴런이 사멸하고 파킨슨병으로 이어진다.
어떤 신체 부위에 감염이 생기면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지만,
감염이 제거되면 여기에 관여한 신호도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는 1형 인터페론 경로를 여닫는
PICS2라는 단백질의 신호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 작동하는 1형 인터페론 경로는
바이러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의 에너지 공급에도
깊숙이 관여한다는 게 드러났다고 한다.
파킨슨병의 문제는 PIAS2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1형 인터페론 경로를 봉쇄하는 데 있다.
감염 상황이 종료되면 이 경로의 봉쇄가 풀려
정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곳에선 장(腸)에서 시작돼 뇌로 옮겨가는
질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특징
현대 의학에서 파킨슨병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최근엔 경구 항생제의 사용이 5년에서 10년후
파킨슨병 위험을 일으킨다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는 특정 혐기성 장내미생물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도 여겨진다.
도파민 설도 있다.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와 몸통을 이어주는 뇌간(brain stem)에
먼저 쌓이기 시작해서 점점 분포를 넓혀간다.
뇌간의 아래 쪽에서 쌓이기 시작해서
중뇌피개의 흑색질(Substantia Nigra)까지 이르러서,
흑색질의 뇌세포가 50% - 70% 이상 파괴되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 생긴다.
약물의 독성으로 흑색질이 파괴된 경우에도 급성 파킨슨병이 생긴다.
약물로 흑색질을 파괴해 파킨슨병 실험재료용 원숭이를 만들기도 한다.
흑색질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곳인데,
도파민은 뇌를 자극하여 동작을 정확하게 만들고
성취감과 같은 보상 작용에 관여한다.
파킨슨병의 경우 주로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손상되어
손떨림이나 느린 동작, 그리고 경직이 나타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파 시누클레인이
뇌의 모든 영역에 퍼져나가게 된다.
대뇌피질까지 퍼져 나가는 경우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알파 시누클레인은 뇌세포 안에서 뭉쳐져서
유리질봉입체인 루이소체를 만들게 된다.
이게 뇌세포를 괴사시키면서
치매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루이소체 치매.
알파 시누클레인 침착이 아직 뇌의 아래쪽에만 있을 때에는
위에 적은 대로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반(locus ceruleus)과 그 주변의 손상으로 인해서
렘 수면 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를 보일 수 있고,
후각 피질의 손상으로 냄새를 잘 못 맡는 경우가 있다.
렘 수면 장애가 생기면 자고 있을 때
꿈의 행동을 실제로 팔다리를 움직여가며 하게 되어서,
가족들은 환자가 과격하게 잠꼬대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증상들이 파킨슨병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어도,
이것만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냄새를 잘 못 맡을 수도 있는 것이고,
렘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이 흑색질까지 도달해서 도파민의 생산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파킨슨 증상이라고 부르는 운동 증상이 생긴다.
초기에는 정교함을 요구하는 동작들이나 젓가락질 혹은 글씨 쓰기와 같은
작은 도구를 쓰는 운동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동작들이 잘 되지 않는다.
흑색질의 도파민은 기저핵에서 분비되고,
기저핵은 대뇌피질의 조정이 필요 없는 작업,
즉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별 생각 없이 하는 동작들이 조금씩 줄어드는데,
초기 증상 중에 대표적인 것은 걷는 속도의 감소,
걷는 중에 팔을 잘 흔들지 않는 것 등이다.
파킨슨병 하면 대체로 휴식성 손 떨림을 떠올리지만
손 떨림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거의 항상 나타나는 증상은 느리고 폭이 작은 동작(서동증)이다.
참고로 손떨림이 질병의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의 경우,
서동증이 우세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비해 예후가 더 좋다고 한다.
도파민의 부족으로 운동피질이 제대로 자극되지 않아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동작은 대부분 폭이 줄어든다.
걸을 때 보폭이 줄어들고,
글씨도 계속 쓰다보면 처음에 비해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얼굴의 근육들도 덜 움직이게 되어 표정이 무표정해진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으로 먼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얼굴 표정이 줄어들면서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데,
이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침이 흐르기도 한다.
목소리의 크기도 줄어든다.
자고 있다가 몸을 잘 뒤척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참고로 본태떨림(essential tremor)이라고도 불리는 수전증은
파킨슨과 관계 없는 상염색체 우성적인 유전적 질병이다.
파킨슨병의 증상인 휴식성 손떨림은
손에 움직임이 없을 시에만 수전증이 나타나게 되며,
일상적인 일을 위해 손을 움직일시 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비해 본태떨림의 경우
움직임과 관계 없이 항상 수전증이 보여지게 되며,
특히 손을 움직일 경우 수전증이 더욱 악화되게 된다.
특이하게도 술을 마시게 되면 손떨림이 사라지게 된다.
치료는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를 이용하게 된다.
알파 시누클레인에 의한 신경 퇴행이 지속되면서
모든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다.
처음에는 한 손에만 증상이 있다가 반대편 손에도 증상이 생기고,
걸음이 단순히 느린 것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워진다.
걷고 있으면 몸은 앞으로 계속 가는데 발이 쫓아가질 못해서
종종걸음을 치다가 넘어지는 일이 생긴다.
말기에는 극단적인 운동장애 때문에 침상에서만
누워서 생활하게 되기도 한다.
운동증상 뿐 아니라 대뇌피질까지 손상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인지 기능 저하, 환시, 자율신경계 장애 등과 같은 증상도 발생한다.
특히 인지 기능 장애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그 빈도가 현저히 높으며,
치매가 생기는 환자로 범위를 제한해도
그 발생률은 정상인의 2배를 넘는다.
그 외 삼킴곤란, 구음장애등이 보이며,
자율신경 실조증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
변비 및 다한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발병에서 말기 증상까지 진행하는 경과는 약을 먹느냐,
아니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파킨슨병은
루게릭병과 거의 같은 수준의 비극이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환자는 침대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수준이었으나,
1940년대부터 레보도파가 개발되고 이를 먹을 수 있는 제형으로 개발하면서,
현재는 루게릭병은 고사하고 치매 보다도 경과가 양호해졌다.
2009년에 영국에서 조사된 보고를 보면 파킨슨병 환자들의 수명은
정상인의 수명에 비해 불과 몇 개월 정도 작은 수준이다.
미국질병통제센터 분과 위원회에서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수명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만 있는 병으로 생각했지만,
파킨슨병에도 운동 증상 외에 다른 증상이 생긴다.
앞서 언급한 치매 외에도 환각을 경험하는 일이 많다.
환각은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고,
파킨슨병 자체에 의해서도 생길 수도 있다.
우울증의 빈도도 크게 증가한다.
환시, 치매, 우울증과 같은 비운동증상이 발생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진행이 빠르고 더 증상이 나쁜 편이다.
치매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지 기능의 장애는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무심코 하는 일은 쉽게 잊어버린다.
4. 기타
비약물적인 방법으로, 운동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많이 걷기를 권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단순히 걷기보다는 하체에 근육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을 더 권하는 편이다.
중심을 잡는데 집중해야 하는 태극권 같은 운동도 효과가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을 가르치는 곳이 드물고,
환자들이 혼자만의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 대체로 운동을 계속 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
특이하게 파킨슨병이 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소화기관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과 스웬덴 연구진에 따르면 청년기에
맹장을 떼어낸 사람의 경우 파킨슨병 에 걸릴 위험이 19% 낮으며,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 가운데 맹장 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엔
파킨슨병 발현 시점이 평균 3.6년 늦춰졌다고 한다.
위궤양 때문에 미주신경을 모두 절제한 사람도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대마초가 파킨슨병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마초에 든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뇌에 있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자극해 파킨슨병 환자의
떨림 등의 증상을 좋게 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를 한 연구는 몇 없으며,
반대로 효과가 없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따라서 실제로 대마초가 파킨슨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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